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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akespear Regional Park에서 싱싱한 조개 잡기.
    뉴질랜드에서/어디갔니? 2019. 10. 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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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는 뉴질랜드 휴일 "Labour day" 노동절이 있어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긴 주말을 보냈어요! 뉴질랜드 겨울인 7-9월까지는 휴가가 없어서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일인지라 상점들도 다 세일을 하고 북적북적 다들 정말 행복한 주말이었답니다. 그래서 저도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가까운 곳에 데이트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예전에는 데이트하면 영화 보고 카페 가서 이야기하다가 오고 그랬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뭔가 체험활동이 더 끌리는 것은 왜일까요? 같이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는 일들은 이제 집에서 함께하는 일상이 되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의 제안대로 봄이 다 가기 전에 Shakespear Park(셰익스피어 파크)로 조개잡이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셰익스피어 파크에 있는 오코로마이 베이인데요, 오클랜드에서 조개를 주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한 곳이랍니다. 한국은 여름에는 조개의 독성이 있어서 줍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는 계절 상관없이 어느 계절에나 조개를 주울 수 있다고 해요. 그래도 불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뉴질랜드는 조개를 줍는 바닷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조개를 가져다가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적합하지 않다면 안내문구를 달아놓은다고 하니 안심하셔도 된답니다.

     



    우선 조개를 잡으려면 바다에 물이 빠져있는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해요. 썰물로 물이 쭈욱 빠져있을 때 안쪽까지 들어가서 조개들을 신나게 주울 수 있거든요. 아래의 사이트에서 Low라고 써져있는 시간에 맞추어 가면 된답니다.

     

    Westhaven Tide Times and Tide Charts from MetService.com

     

    www.metservice.com

    가기 전 준비물을 챙겨야죠! 뉴질랜드는 정말 햇빛이 강렬하기 때문에 덥더라도 꼭 모자를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긴팔을 입어주시는 게 좋답니다. 그리고 장갑, 잡은 조개를 담을 들통, 무언가 땅을 조금 파볼 수 있는 도구(저희 신랑은 집에 있는 호미! 를 챙겨 왔더라고요ㅋㅋ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긴 했어요ㅋㅋ), 장화 또는 잘 안 벗겨지는 아쿠아 신발, 발 씻고 닦을 수건, 간단 간식 정도 챙겨야지요!

    저희는 점심때쯤이 썰물 때라서 아침에는 조금 늦잠을 자고 난 뒤에 출발했어요! 요즘 계속 비 오고 바람 불었었는데 이날은 날씨도 왜 이렇게 좋은 건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저희는 몇 번 가본 곳이라 잘 찾아갈 수 있었지만 잘 모르신다면 셰익스피어 파크보다는 "Okoromai Bay"라고 치셔서 가시는 게 훨씬 찾기가 수월하실 거예요! 

    저희는 식사 대신 가면서 옥수수를 열심히 뜯으면서 갔어요. 뉴질랜드에서 파는 한국 찰옥수수인데 이제는 뉴질랜드 마트에서도 팔아요. 달면서 톡톡 터지는 뉴질랜드의 옥수수보다는 쫄깃하면서 담백한 옥수수를 좋아하는 남편인지라 자주 간식으로 사놓고 이렇게 쪄먹는 답니다. 원래는 이렇게 색깔이 있는 거 말고 하얀 찰옥수수 파는 게 더 맛있던데, 이번에는 이 종류뿐이라서 이걸로 집어왔어요. 진공 포장해서 냉동으로 팔기 때문에 찜통에 15-20분 오래~ 삶아야 훨씬 맛있더라고요! 신랑 3개, 저 2개 배 든든히 채우며 갔답니다.

    가면서도 탁 트인 풍경에 한 번 반하고 강렬한 햇빛에 파랗게 반짝이는 바다에 또 한 번 반하게 된답니다.

    오클랜드 노쇼에서 30-40분 정도 달려가면 이렇게 셰익스피어 파크 안내가 보여요. 

    그리고 쭉 들어가시다가 오코로마이 베이 사이트 1이라는 화살표 방향대로 들어가시면 주자창이 보인답니다.  

     

     

     

     

    조개를 주우시기 전에 꼭 기억하셔야 할 점인데요, 뉴질랜드는 조개를 주울 수 있는 개수가 정해져 있어요. 한 사람당 50개만 주워 나올 수 있답니다. 저희는 그래서 신랑과 저 둘이해서 100개만 딱 세서 주워가지고 나왔어요. 

    갯벌로 들어서니 해초 같은 아이들이 엄청 덮여 있어요! 조개들이 이거 먹고 쑥쑥 자라고 있는 거겠지요! 저는 집에 가꾸는 텃밭에서 사용하려고 세일하는 장화 하나 집어서 사두었던 건데, 이번에 신고 가서 엄청 잘 쓰고 왔어요! 꽃무늬 장화 ㅋㅋ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창피할 게 없지요. 여기와 서는 남의 시선 신경 쓸 일이 크게 없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덕분에 뽀송뽀송한 발로 갯벌을 누비며 돌아다닐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해변가 나오자마자 수도시설이 있어서 그냥 오셔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다들 벌써 조개를 줍고 계시더라고요! 저희가 여기로 조개를 주우러 온 게 두 번째인데요, 첫 번째 왔을 때가 한 5년 전이었었는데, 그때보다는 조개가 많이 줄었더라고요! 그때는 걸어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조개들이 마구 보였었는데 이번에는 한 500미터는 들어가셔야 큰 조개를 주울 수 있었어요.

    한참 걸어 들어가니 아니 흑조들이 여기에! 이것저것 주워 먹을게 많다고 소문이 났나 봐요 ㅎ

    이제 쭉 걸어 들어가셨으면 이제 열심히 땅을 살펴보며 다니셔야 되는데요!

     

     

     

     

    줍다 보니 몇 가지 조개 잡는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다니면서 느낀 조개 잡는 요령을 요약해 보자면

    1. 500미터 정도는 쭉 안쪽으로 들어가셔야 큰 조개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어요.  가까운 해변가에는 조개껍질들과 조개들이 섞여있어서 살아있는 조개를 구별하기도 힘들뿐더러 사람들이 이미 많이 주워가서 찾기가 힘들거든요.

    2. 땅을 깊이 파면 오히려 없다. 깊이 파면 죽어서 쌓인 조개껍질들만 잔뜩 나오더라고요. 오히려 살아있는 조개들은 해초 먹이를 먹어야 하기에 갯벌 얕은 층에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10cm 정도 파봐서 안 나오면 없는 거랍니다.

    3. 조개들은 모여 살더라고 요! 잘 살펴보시다가 조개가 발견된 곳 주변을 파보시면 "노다지다!!!!"를 외치시게 된답니다. 저도 2-3곳에서만 100개를 넘게 주웠어요. 

    4. 조개껍질이 쌓여있는 곳은 피하세요. 조개껍질이 쌓여있으면 왠지 그 주변으로 있을 것 같은데 없더라고요. 게 숨구멍이 그 주변으로 많은 것을 봐서 아마 게들의 식사 장소이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 저희는 2시간 정도를 열심히 조개 줍기 노동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신랑이 한쪽으로 쏟아서 큰 것으로만 골라서 100개 세어서 담고 나머지는 한쪽에 놓아주고 왔어요. 원래는 조개 잡고 나와서 해변가에 앉아서 바닷가 구경하고 이야기도 하다가 오려고 계획했었는데, 저질체력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바랐었나 봐요. 나와서 조개 씻어 담고는 바로 집을 향해 가고 있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주웠거든요. 조개가 파면 나오고  파면 나오고 하니까 어찌나 재미있던지 그 다음날 팔근육이 다 아플 정도로 폭풍 호미질을 했답니다.ㅎㅎ 

    나오는 길에 떨어진 당은 메그넘 아이스크림으로 달래주면서 왔네요.

    집에 오자마자 조개를 한번 더 헹궈서 바닷물과 비슷한 염도로 소금을 타서 만들어주고 스테인리스 믹싱볼에 스테인리스 숟가락 담가서 큰 접시로 덮어주고 하룻밤 정도 담가주었어요.

    다음날도 휴일인 게 얼마나 행복하던지 느긋하게 일어나 아점으로 싱싱한 조개 넣고 칼국수를 끓여먹었어요! 어찌나 국물이 시원하던지 국물을 계속 퍼먹었답니다! 

    조개 100개를 한 번에 다 끓여먹기에는 너무 많아서 이렇게 잘 씻은 조개를 진공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주었어요. 된장찌개도 해 먹고 순두부찌개도 해 먹고 조개탕도 끓여먹으려고요! 그런데 이렇게 냉동시킨 조개는 꼭 물이 끓을 때 넣어서 요리해 주어야 한다고 해요. 

    눈도 입도 즐거운, 그리고 냉장고도 든든해지는 여행이라 이날도 행복하게 잠들었던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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