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웃집 고양이는 내 비밀친구.
    뉴질랜드에서/하루하루 2020. 5. 11. 18:30
    반응형

    이사를 와서 텃밭을 열심히 만들어 가꾸기 시작할 무렵,
    폭신한 새 흙과 거름을 사다가 깔아주고 고추, 토마토 등 모종들을 심어주었지요. 이 모종들을 잘 키워 내 식탁에 올려먹을 날을 상상하면서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는 똥파리들이 날라다니는거예요!

    그래서 텃밭을 보니 모종들은 파해쳐있고 둥글게 솟아나 쌓여있는 흙..... 알고보니 고양이가 제 텃밭을 화장실로 이용하고 있었어요. 없던 곳에 푹신한 흙이 생기니 아니 이런 별다섯개 화장실이! 하며 고양이는 엄청 행복해 했겠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정말 스트레스가 가득한 나날들이었어요. 똥이 똥이 어쩜그리 냄새가 심한지..
    매번 텃밭의 똥을 퍼내며 "넌 도대체 모먹니?!?!너 사람이니? " 혼자 화를 내다가 혼자 또 빵 터져서 화내다 웃다를 반복하며 한해의 텃밭농사는 망치고 지나갔답니다.

    그리고는 이번해에는 텃밭에 망을 사다 친 이후로는 조금 불편하지만 '똥스트레스'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똥 고양이를 만나기만 하면 발로 뻥 차주겠어" 라고 맘을 먹으며 지내던 중에 날이 좋은 어느날 너무 예쁜 고양이랑 만나게 되었어요.

    바깥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데 "야옹" 하길래 저도 똑같이 "야옹" 했더니 다시 "야-옹-" 대답을 하는거예요.
    그리고는 저편 구석에서 빼꼼 내민 사랑스런 얼굴에 ..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그다다음날에도 매일 만나는 사이가 되어버렸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제가 빨래를 털고 있으면 담장 울타리 밑 조그만 구멍으로 고개를 쑤욱 내밀고 나와서는 온갖 애교를 보여준답니다.

    옆집 고양이인 것 같은데 허락을 구하지 않고 너무 친해진 것 같아서 금지된 사랑인듯 애틋하게 만날때마다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지내는 사이예요.
    제가 고양이 침 알레르기가 있어 제대로 만져주지도 못하는데 가끔 넝쿨을 뜯어 놀아주는 게 좋은가봐요.

    오늘은 빨래도 안널고 문만 열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온 이웃 똥냥이(저만의 애칭이랍니다)를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